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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차: SF 마니아
오늘의 일정을 소화하기 전 아침을 먹으러 숙소 주변의 쇼핑 센터를 찾았다. 쇼핑 센터의 4층에 여러 푸드코트가 있기 때문이다. 패스트 푸드 음식점 위주로 있었는데 나는 블린을 주문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먹은 블린이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생각이 났다. 저번에 먹었던 것과는 다른 맛을 먹어보고 싶어 주문했다.
사진으로 보면 양배추와 닭이 들어있는 것 같은데, 무슨 맛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그냥 상상하는 그 맛이다. 특별히 맛있지도 않고 맛 없지도 않다. 하나를 먹었는데 배가 안차 초코 블린을 추가로 주문했다. 마찬가지로 상상하는 그 맛이다. 평소에 차를 좋아하기 때문에 음료도 탄산이 아닌 차를 주문했다. 러시아 사람들은 차를 굉장히 좋아해서 대부분의 음식점에서 차를 주문 할 수 있다.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미국과 함께 우주 강국으로 손 꼽힌다. 평소 SF영화를 좋아하는 나는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소련과 러시아의 우주 비행사들과 장비를 자주 접해 평소 관심있는 분야였기 때문에 우주 비행사 기념관에 방문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면 금방 도착할 수 있다. 역에서 내려 조금만 것다 보면 굉장히 높은 오벨리스크를 볼 수 있다. 멀리서도 눈에 띄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내부에는 우주선의 내부를 볼 수 있는 모형, 축소 피규어, 몇몇의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물이 있다. 견학 온 어린 학생들과 어른,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있었다. 굉장한 고퀄리티는 아니지만 평소 SF영화나 우주 관련된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꽤나 흥미롭게 구경다닐 수 있다. 러시아 말을 몰라도 눈으로만 봐도 대충 이해가 되기 때문에 더 좋았던 것 같다. 찾아보면 최초의 한국인 우주인 이소연씨도 볼 수 있다. 물론 지금은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아무튼 있다.
우주 비행사 기념관에서 바로 조금만 걸어가면 베데엔하가 있다. 베데엔하는 전러시아 박람회장으로 큰 규모의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전시장이다. 소련 시절 소련의 경제와 과학기수르이 위상을 홍보하기 위해 지은 전시장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건물이 굉장히 크고 넓고 웅장하다. 이 부근에는 경찰이 순찰을 하고 있는데 경찰이 다가와 여권을 보여달라고 했는데 숙소에 두고 왔다고 하니 그냥 보내주었던 기억이 있다.
명칭을 잘 보니 베데엔하는 전러시아 박람회장의 앞 글자를 따 이으면 베데엔하가 되는 것 같다. (아님 말구..) 베데엔하의 내부에는 놀이공원의 모습이 보이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운영을 하고 있진 않았다. 대신에 중앙 광장 쪽에 스케이트장이 있어 스케이트를 탈 수 있었다. 혼자라서 이용하진 않았지만 넓고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아서 재밌어 보였다.
영화 아이언맨2를 보면 스타크 엑스포가 개최되는 장면이 있는데 약간 비슷한 느낌이 난다. 사진이 몇 장 없지만 실제로 굉장히 넓기 때문에 걸어서 둘러보는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내부에 간이 상점도 많았지만 겨울이라 운영되고 있지는 않았다. 너무 추워서 실내로 이동하고 싶어 대충 둘러본 뒤 주변에 있을 오스탄키노 TV타워 전망대로 이동했다.
오스탄키노 TV타워 전망대로 가는 방향에 우주인 박물관이 있어 지나가는 길에 다시 사진을 찍었다. 오벨리스크가 정말 웅장하다. 전망대에서 노을과 야경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일부러 해가 어눅어눅해 질 쯔음 전망대로 향했다.
오스탄키노 TV타워, 이름으로 유추해 볼 때 TV전파 따위를 송수신해주는 타워인 듯 하다. 지도만 보고 찾아갔는데 입구를 제외한 다른 곳으로는 타워 근처로 이동할 수 없어서 한참을 빙글빙글 주변을 헤메였다. 주변을 계속 빙글빙글 움직이며 입구를 찾는데 정말 너무 추워서 고통스러웠다.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바라는 마음에 지도를 따로 첨부한다. 의도치 않게 타워 주변을 한바퀴 다 둘러봤는데 지도에 보면 있는 방문자 센터 쪽으로 이동해야 입구가 나온다. 다른 곳은 담장이 쳐져 있기 때문에 입장할 수 없다. 타워 쪽으로 가다보면 테러의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검문검색이 철저하다.
타워의 아래쪽에 도착하여 엘레베이터를 탑승하게 되는데 이 때 엘레베이터는 개인적으로 이용할 수 없고 큐레이터의 인솔하에 탑승할 수 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기압차이 때문에 귀가 멍멍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런지 사탕을 하나씩 나누어 준다.
전망대에서 야경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해가 지는 타이밍을 노리고 방문했다. 집 근처 가까운 곳에 제2 롯데월드 전망대가 있지만 아직까지도 귀찮아서 방문해보지 않았지만, 오스탄키노 TV타워의 높이에서도 충분히 무서운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진으로 그 느낌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
야경을 보러 온 선택은 역시 탁월했다. 특이한 것은 해가 위에서 아래로 지는 것이 아니라 좌우로 지는 느낌이 들었다. 좌우로 나뉘어져 한 쪽은 어둡고 한 쪽은 노을이 지고 있었다. 구경을 마치고 다시 숙소로 이동했다.
# 5일차: 플라네타리, 서커스
Moscow Planetarium
플라네타리, 이 곳의 루나리움에서 과학 원리를 간단한 구조의 체험관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버튼을 누르고 사용하는 기구라 그런지 고장난 기계가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기초적인 과학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많았고, 특이하게도 데이트하는 커플도 눈에 띄었다.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과 성별의 사람들이 찾는 장소인 듯 하다. 입장료가 있으며 가격을 나타내는 표가 키릴 문자로 되어 있어서 읽기 힘들기 때문에 플라네타리에 가기 전 홈페이지에서 미리 정보를 찾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나는 미리 찾아보지 않고 방문하여 플라네타리에 어떤 시설이 있고 컨텐츠가 있는지 몰라고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루나리움의 경우도 지하와 1층으로 구분되어 있다고 하는데 나는 지하가 있는지 몰라서 1층만 둘러보고 나왔다.
플라네타리움, 대형 스타 홀
플라네타리에서는 돔 형태의 천장이 전부 스크린으로 되어 있어 영상을 감상하는 대형 스타 홀이 있는데 이 곳이 플라네타리에 온 주 목적이었다. 처음 플라네타리에 입장해서 표를 구매할 때 가격마다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잘 보고 구입해야 한다. 스타 홀은 상영 시간표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시간대를 잘 보고 입장해야 한다. 플라네타리움이라는 기계가 그렇게 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스크바에 가면 한번쯤은 들려볼 만 하다. 돔 형태의 천장에 펼쳐지는 우주의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다. 홈페이지가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더 여러가지 경험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홈페이지 주소를 남길테니 궁금하신 분은 들어가보길 바란다.
방문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이동했다. 러시아를 여행하면서 굉장히 자주 보았던 무무라는 체인 음식점이다. 러시아에서 인기가 많다는 데 대부분 로컬 음식점을 이용했기 때문에 모스크바에서 한 번 방문했다. 다른 곳 처럼 줄을 서서 쭉 이동하면서 먹고 싶은 음식을 담아 끝에서 계산을 하고 자리에 앉아 먹는 방식이다. 다른 곳과는 달리 음식이 맛있어보였고 실제로도 맛있었다. 체인점이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는데 한 번쯤은 꼭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음식을 다 먹으니 카라멜 같은 것을 주는데 저건 너무 달아서 별로 였다. 푸짐하게 먹었음에도 가격이 저렴해서 가격이 얼마 나오지 않았다.
개선문
다음 장소로 전승기념관을 방문하러 이동했다. 전승기념관 근처에는 승리 공원과 개선문이 있다. 개선문은 1812년 나폴레옹 전쟁에서의 승리를 기념하며 세워졌다고 한다. 개선문을 지나 이동하면 곧 승리 공원이 나온다.
승리 공원에 들어서면 굉장히 높은 오벨리스크를 볼 수 있다. 높이가 141.8M라고 한다. 가까이 다가가면 오벨리스크의 아래쪽에 기마상이 있다. 탁 트인 넓은 공간과 웅장한 조각상, 탑이 있어 경치가 좋다만 도착한 시간이 너무 늦어 막상 원래의 목적이었던 전승기념관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렇지만 사실 입장하지 못한 것이 그렇게 아쉽지는 않았다.
전승기념관을 먼발치에서 구경하고 그대로 지나쳐 뒤쪽 길로 빠져나와 산책을 즐겼다. 뒤 쪽으로 이동하면 인적이 드물고 외진 곳으로 이동하게 되니 참고하길 바란다. 버스 정류장이 있는 도로까지 한 명의 사람도 보지 못했다. 다음 행선지로 볼쇼이 서커스를 보러 이동했다.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볼쇼이 서커스장을 찾았다. 저번 낮에 방문했을 때와는 다르게 공연이 임박해서 그런지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야간이 되어 조명이 켜지니 황량한 느낌은 조금 덜 했다.
공연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꽁트의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웃긴 부분이 많이 공연 내내 재미있게 관람했던 기억이 있다. 공연 중에는 사진이나 영상의 촬영이 금지되기 때문에 중간에 잠시 쉬는 타임에 사진을 찍었다. 노보시비르스크에서 발레 공연을 볼 때와 같이 서커스 또한 오캐스트라가 있어 직접 연주하는 방식이었다. 평소 문화 생활을 많이 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신기했다. 러시아 여행을 오면 발레 공연 하나와 서커스 공연 한개는 꼭 보길 추천한다.
공연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빙판에서 미끄러져 넘어졌다. 그 결과로 카메라가 바닥에 팽개쳐져 렌즈 앞 부분이 박살나고 카메라에도 큰 충격이 갔다. 말 그대로 멘탈 붕괴, 혼이 빠져 나갔다. 다른 렌즈를 끼워 카메라에는 이상이 없는지 시험삼아 찍어 본 사진이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 수리점에 맡기니 핀이 흔들렸다고 추가 비용이 나갔다. 다행이 여행 전 여행자 보험을 들어놨기 때문에 10만원이 넘는 수리비를 보험 청구하여 무료로 수리 받을 수 있었다. 정말 다행이다. 해외여행을 몇번 다녀온 경험으로 보아 여행자 보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한다.
그 와중에 숙소가 지금봐도 굉장히 후줄근하다. 저 자리가 숙소 관리인이 앉아 있는 자리인데 사진과 같이 대부분 빈 자리다. 관리인 또한 젊은 친구로 이 곳에서 지내면서 알바 형식으로 일하는 듯 보였다. 이렇게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에서의 마지막 밤을 카메라 파손이라는 화려한 피날레로 장식했다.
# 6일차: 귀국
마지막 날 아침, 다시 숙소 근처의 쇼핑센터에서 밥을 먹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모스크바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경유 비행기로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이르쿠츠크를 경유지로 해 인천으로 이동하는 비행기였다. 시간은 그렇게 차이나지 않고 가격은 저렴해서 만족스러웠다. 다만 이르쿠츠크 공항이 정말 굉장했다. 시골 터미널과 같은 형태인데 공항이라고 하니 신기했다만 오래 머물지 않아 앉아서 쉬다가 인천으로 넘어왔다. 이때 입국 당시에 보관하라고 받은 작은 쪽지 형태의 종이를 달라고 요구하는데 여권에 잘 넣어두어 다행이었다. 없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 것이 분명한 분위기였다. 공항에서 뭘 주면 잘 받아서 소중하게 보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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