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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차 영상 촬영본

 

둘째날 계획은 트래킹, 다만 밤부터 천둥번개, 비가 쏟아져 내렸다. 날씨가 흐린건 상관없지만 비가오면.. 대략 난감하던 차 비가 조금 잦아들기 시작하자 아무것도 안할순 없으니 일단 나가자하고 밖을 나섰다. 트래킹 코스에 대한 정보가 없어 하염없이 걸으며 경치가 좋을 법한 곳으로 이동하는게 계획이었다. 한마디로 무계획이라는 말...

 

비가 거의 그쳐서 나섰으나 조금 걷다보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한시간 이상을 걸어야 했기 때문에 낭패라고 생각하던 찰나 한 현지인 가족의 권유로 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다. 차에 타자마자 비가 쏟아져 당황스러웠다. 이번 여행은 대체로 운이 너무 좋은 것 같아 묘한 기분이 들었다. 가족은 몽골인 남편과 일본인 아내로 혼혈가족이었는데 같은 숙소였기 때문에 몇번 마주친 적 있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다. 트래킹할 예정이라고 하니 감사하게도 오랜지와 사과 등 과일을 챙겨주셨다.

 

 

차에서 내리니 비가 너무 많이와서 당장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 버려진 오두막이 있어 그곳에서 비를 피했다. 약 사십분 가량 지났을까 비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비오는 경치를 보니 이 또한 힐링이었다.

 

 

비가 잦아들고 발가는 대로 걷기 시작했다. 시작은 호숫가를 따라 걷기 시작했는데 잔디로 보인 곳이 비가와서인지 진흙 구간도 있었다. 물이 들어오지 않는 가죽제 신발을 신었기에 망정이지 일반 운동화였다면 진흙에 빠져 복구 불가능한 상태까지 갔을 것이다.

 

 

가다보니 불에 타 버려진 차량의 흔적이 있어 그곳을 기점으로 산쪽으로 이동했다. 길을 따라 이동한 것이 아닌 인적없는 숲을 가로질러 이동하니 자연 그대로의 모습, 냄새를 느끼며 트래킹할 수 있었다. 물을 흠뻑 머금어 젖은 나무와 쓰러진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들, 중간중간 만나는 야크와 말은 정말 직접 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고지가 높은 곳으로 계속해서 이동하니 우리나라로 치면 서낭당 같은 모습의 돌무덤 주변에 천을 얼기설기 엮어놓은 곳이 나왔는데 가끔 현지인이 방문하는 듯한 흔적이 있었다. 이런 곳까지 사람이 오나 싶은 곳이었는데 뭔가 기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이어서 능선을 따라 계속해서 고지대로 이동하니 바위로 이루어진 절벽이 나왔다. 안개가 자욱한 풍경에 고지대 절벽에 있으니 멋진 절경이었다. 비가와서 미끄러울 것이 분명했지만 조심해서 앞쪽으로 이동했다.

 

 

여기까지 오는데 거의 세시간 가량을 소비했다. 이쯤되니 언제 돌아가나라는 생각이 들더니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바로 뒤돌아 왔던 길을 따라 숙소로 다시 돌아갔다. 복귀는 출발의 역순. 한참을 걸어 숙소에 도착하니 녹초가 되었다. 점심시간이 두시간 가량 지나 점심은 못먹겠거니 하고 돌아왔는데 웬걸 점심식사를 주겠다는 리조트 직원에 말에 내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감사합니다... 늦은 점심을 먹고 샤워 후 침대에 누우니 편안한 감촉에 행복감이 폭발했다.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해가뜨고 맑은 하늘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게 정말 소확행인듯 하다.

 

 

해가지고나서 다시 안개나 구름이 끼었는지 드문드문 별이 보였다. 여태 별을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마저도 고마웠다. 맑고 높은 하늘에 별이 잔뜩낀 하늘의 은하수를 보고싶었지만 이번 여행에선 그른거 같다. 다만 흐린 날씨도 나름대로 낭만이 있어 후회는 없다.

 

 

크게 특별한 일은 한건 아니지만 원래 계획한대로 휴양과 자연을 즐기며 여독을 푸는 계획은 100% 성공이다. 여러 액티비티를 즐길 수도 있었지만 그보다 여유를 선택한건 신의 한수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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